2020년 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주최로 열린 ‘자사고·외고 폐지 반대 정책 토론회’에 참석 중인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맨 왼쪽). 연합뉴스


대통령 소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야당 몫 상임위원으로 김경회 명지대 석좌교수가 추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교위에서 민감한 교육정책을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 알려져 자진 사퇴까지 한 인물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김 교수는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국민의힘 몫 국교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됐냐는 물음에 ‘맞다’는 취지로 답하며 “재 산 증빙 등 (당 차원의 인사 검증) 관련 서류들을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교위 상임위원은 모두 2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임명될 수 있다.
문제는 김 교수가 지난해 국교위에서 논란이 돼 사퇴까지 한 인물이란 점이다. 김 교수는 교육부 고위직과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권한대행) 등을 거쳐 지난해 국교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해 8월 그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고교평준화 폐지, 수능 이원화, 고교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등에 대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해달라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며 전문위원장과 사전 조율한 것이 알려져 ‘짬짜미’ 의혹을 받았다. 이 일로 김 교수는 국교위에서 자진 사퇴했다. 다른 전문위원들도 반발하며 추가로 사퇴해 전문위원회 자체가 해체됐다. 이 여파로 지난해 9월 발표 예정이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시안 논의는 올 1월 새로 꾸려진 전문위원회가 맡았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교수와 함께 국교위 활동을 했던 한 전직 위원은 “국교위를 파행으로 몰고 간 인사가 상임위원으로 다시 추천되는 것은 비상식적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교수는 “당시에 채팅방에 줄여서 쓰느라 표현이 과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사전 조율이 아니다. 내용에 대한 설명이었다”며 “국교위는 사회적 합의기구고, 합의를 빨리 이루려고 하다보니 받은 오해”라고 해명했다.
국교위는 위원장 1명, 상임위원 2명, 비상임위원 18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과 비상임위원 4명은 대통령이 지명하 고, 상임위원 2명과 비상임위원 7명은 국회가 추천한다. 전체의 3분의 2가 정치권 몫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이광호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여당 몫 상임위원으로 추천한 바 있다. 이 전 교육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교육비서관으로 일했고, 경기 성남시에 있는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교장을 지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기자 admin@slot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