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의 시위 현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동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제1·2야당을 배제한 대통령 선거에 항의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31일(현지시간) 탄자니아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다르에스살람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내 곳곳에 배치된 군경이 주요 거리를 순찰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이동하는 시민들을 막았다.
전날 내려진 공무원의 재택 근무명령과 각급 학교 휴교령은 연장됐고 지난 29일 다르에스살람에 발령된 야간통행금지령도 유지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 사흘간 시위로 여러 대의 차량과 주유소, 경찰서, 지방 정부 청사 등이 불탔고, 전국적인 인터넷 접속 장애도 이어졌다.
유엔인권사무소의 세이프 마강고 대변인은 "다르에스살람, 시냥가, 모로고로 등지에서 10명이 사망했다는 신뢰할만한 보고가 접수됐다"며 탄자니아 군경에 "과도한 무력 사용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탄자니아에서는 지난 29일 집권 여당인 탄자니아혁명당(CCM)의 사미아 술루후 하산 현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제1·2야당 후보를 뺀 대선이 총선과 함께 치러졌다.
제1야당 차데마(CHADEMA )의 툰두 리수 대표가 지난 4월부터 반역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구속 중이고, 제2야당 ACT-와잘렌도의 루하가 음피나 후보는 대선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차데마는 이번 선거가 "하산 대통령의 대관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촉구했고, 선거 당일부터 다르에스살람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시작된 시위가 군경의 단속에도 지속하고 있다.
차데마의 존 키토카 대변인은 현지 의료진 증언을 토대로 지난 사흘간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강경 진압으로 약 70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날도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계속됐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탄자니아 정부는 이날 국영TV를 통해 공개한 각국 외교 공관에 보낸 성명에서 "법질서를 위반 한 여러 사건으로 정부가 치안을 강화하고 여러 예방 조치를 취했다"며 "일시적이지만 필요한 조치들로 정상 상태가 곧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날 발표하기 시작한 잠정 선거 결과에 따르면 하산 대통령은 다수의 선거구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탄자니아의 준자치주로 독자적인 대통령을 뽑는 잔지바르에서는 CCM 소속의 후세인 음위니가 78% 이상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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